가장 큰 선물 / 김필연
전혀 다른 곳에서 태어나 달리 자란 두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한몸이 되어 평생 한길을 걷는 인연 그 인연이 보통 인연인가
한지붕 밑에서 반씩 닮은 아이를 낳아 기르며 시력이 흐려질 때까지 끼니와 잠을 함께 한 인연 그 연을 어찌 예사롭다 하겠는가
막내아이 짝지어 보내고서 그제야 마주앉아 찬찬히 들여다보니 깊게 팬 주름길 길섶마다 검은꽃 참 많이도 피었구나
터 아닌 곳을 터로 일구며 길 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낮길이나 밤길이나 그림자처럼 함께한 당신 세상 더없이 좋은 길동무였네
이제야 알았네 긴긴 하루 다 보내고 해 질 녘에야 비로소 알았네 일생 내가 받은 선물 중에 가장 큰 선물이 바로 당신임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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